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도시를 움직이는 모든 것들의 과학 리뷰 | 미래 도시를 위한 과학 안내서

by bbongz 2025. 3. 30.

마천루의 과학 | 하늘을 찌르는 구조물의 비밀

초고층 빌딩, 이른바 마천루는 도시의 상징이다. 이 건축물들은 단순히 높은 건물이 아니라, 과학과 기술의 결정체다. 마천루를 가능하게 한 핵심은 바로 강철, 콘크리트, 유리다. 특히 타워크레인과 설계 기술은 수백 미터 높이까지 정교하게 시공을 가능케 하며, 초경량이면서도 강한 엘리베이터 케이블은 500m 이상을 끌어올릴 수 있다. 강한 바람에 의한 ‘소용돌이’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전자형 제진기까지 도입된다.

미래의 마천루는 한층 더 진화하고 있다. 자가 세정 기능, 에너지 절약 기능, 흐려짐 방지 기능을 갖춘 지능형 유리창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유지비 절감과 환경 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또한, 회전문은 공기의 급격한 유입·유출을 막아 내부 공기의 소용돌이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마천루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도시 공학과 환경 과학이 집약된 구조다.

전기의 미래 | 지능형 전력망과 에너지 저장 기술

『도시를 움직이는 모든 것들의 과학』에서는 전기를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닌, 도시 생태계의 핵심 자원으로 바라본다. 특히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은 발전과 배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분산 발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전력 소비 패턴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남는 풍력 에너지를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 초고효율 태양전지판 개발, 그래핀 기반 배터리 등도 주목할 만하다. 전기는 단순히 생산하는 것보다 어떻게 저장하고, 필요한 순간에 공급하는가가 중요하다. 용융염, 상변화 물질, 수력 발전, 그래핀-알루미늄 포일 결합 배터리 등 다양한 저장 기술이 미래 도시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수도의 과학 | 생존을 위한 보이지 않는 시스템

물은 도시 운영의 기본이다. 도시 내 상하수 시스템은 대부분 보이지 않지만, 그 중요성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배관공'이라는 단어조차 '납(Pb)'을 의미하는 라틴어 'plumbum'에서 유래했으며, 실제로 로마 제국은 납과 점토를 사용해 배수관을 만들었다. 하지만 납은 중독성이 있어 현대에는 구리로 대체되었다. 구리는 부식에 강하고 향균성이 있어 배관에 적합하지만, 고농도는 인체에 해롭다.

현대 도시에서는 UV-C를 이용한 폐수 정화, 역삼투를 통한 바닷물 담수화 등 고도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역삼투 방식은 가장 비용이 높은 정수법이지만, 물 부족을 해결할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생물 활성 콘크리트와 같은 기술이 상하수 인프라에도 적용될 수 있어, 건축과 물의 순환이 하나로 연결되는 미래가 기대된다.

도로와 교량 | 도시의 동맥을 설계하는 기술

도로는 도시를 흐르는 혈관이다. 형교, 아치교, 현수교, 사장교 등 교량의 종류는 많지만, 그 공통점은 하중을 지탱하고,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정교한 공학 기술에 있다. 특히 스마트 로드 인프라는 도로 자체가 센서와 통신망을 내장해 차량과 정보를 주고받는 구조다. 이는 향후 자율주행차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또한 신호등 제어는 단순한 타이밍이 아닌 복잡한 수학 문제다. 차량 흐름, 보행자 수, 시간대 등의 요소를 반영해 실시간으로 계산된다. 도로 콘크리트에 적용되는 바이오 기술도 흥미롭다. 박테리아가 콘크리트 균열에 반응해 석회석을 생성하며 자동으로 수리하는 바이오 콘크리트는 도시 유지비용을 절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무선 충전이 가능한 자기유도 도로 또한 도심의 전기차 인프라를 혁신할 기술이다.

자동차의 진화 | 내연기관부터 연료전지까지

자동차는 도시 생활의 핵심이자, 에너지 소비의 중심이다. 내연기관의 기본인 4행정 엔진(흡입-압축-폭발-배기)과 옥탄가 개념은 자동차 성능과 효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옥탄가는 연료의 폭발 강도가 아닌, 압축에 대한 내성을 의미하며, 높은 옥탄가일수록 점화 제어가 정교해진다.

디젤 엔진은 공기만 압축하여 고열로 연료를 점화하기 때문에 점화 플러그가 필요 없다. 브라질처럼 모든 차량이 화석연료가 아닌 바이오 연료를 혼합해 사용하는 나라도 있다. 이는 재생 가능 에너지와 친환경 개념의 차이를 시사한다. 수소 연료전지 중에서는 고분자 전해질(PEM) 방식이 가장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마찰전기와 압전 재료처럼 일상적 움직임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도 미래 자동차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열차와 철도 | 도시간 연결을 이루는 과학

열차는 대중교통의 핵심이다. 1863년 런던에서 개통된 세계 최초의 지하철 ‘튜브’는 도시 교통의 혁신이었다. 현대 열차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는다. 내부 배터리 탑재, 공중 가공선 연결, 송전용 레일 부설이다. 각각의 방식은 지역과 환경에 따라 채택된다.

재미있는 사례로, 2013년 영국에서는 낙엽이 열차 레일에 눌려 생긴 기름막 때문에 열차가 미끄러져 중단된 일이 있었다. 이는 열차가 감당할 수 있는 경사가 4도 이하일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하이퍼루프와 수소 연료전지 열차(하이드레일)이 도시 간 초고속 이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네트워크와 데이터 | 보이지 않는 도시의 신경망

도시를 움직이는 또 다른 축은 데이터와 네트워크다. 세계 무역의 80~90%가 해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데이터 체인과 IoT 기술은 도시뿐 아니라 글로벌 도시 간의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미래 도시에서는 식량, 에너지, 교통, 보건 등 모든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자동으로 조정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내일의 도시 | 융합과 조화를 위한 기술의 총합

“이상적인 미래 도시는 사람들이 단순히 공존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을 화합하게 하는 곳입니다.”

 

이 문장은 『도시를 움직이는 모든 것들의 과학』이 단지 기술적 안내서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책은 도시와 기술,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